두런두런 이야기/시 모음
꽃냄새
Young-Kim
2016. 3. 24. 14:15
꽃은 흙냄새를 맡고
벌써 봄을 준비했다
땅속에서 화장을 하고
분단장을 하고
언제부터인지
바라보는 임을 보려고 왔는지
아니면……
꼭 만나서 할 말을 남겨두고
얼굴을 보려
무거운 흙을 헤쳐 가며
추운 겨울을 지나
봄을 기다리며 달려왔는지
임이 내 꽂을 꺾어
사랑하는 사람에게 안겨줄 수 있는지
혹시…… 내 얼굴을 모른 체하시면
다시 돌아갈 수 없어도
나는 봄이 좋아
웃고 있는 얼굴들을 그리며 왔는지